<CTS TV QT에서 옮겨왔습니다>
12. 여인이 이르되 청하건대 당신의 여종을 용납하여 한 말씀을 내 주 왕께 여쭙게 하옵소서 하니 그가 이르되 말하라 하니라
13. 여인이 이르되 그러면 어찌하여 왕께서 하나님의 백성에게 대하여 이같은 생각을 하셨나이까 이 말씀을 하심으로 왕께서 죄 있는 사람 같이 되심은 그 내쫓긴 자를 왕께서 집으로 돌아오게 하지 아니하심이니이다
14. 우리는 필경 죽으리니 땅에 쏟아진 물을 다시 담지 못함 같을 것이오나 하나님은 생명을 빼앗지 아니하시고 방책을 베푸사 내쫓긴 자가 하나님께 버린 자가 되지 아니하게 하시나이다
15. 이제 내가 와서 내 주 왕께 이 말씀을 여쭙는 것은 백성들이 나를 두렵게 하므로 당신의 여종이 스스로 말하기를 내가 왕께 여쭈오면 혹시 종이 청하는 것을 왕께서 시행하실 것이라
16. 왕께서 들으시고 나와 내 아들을 함께 하나님의 기업에서 끊을 자의 손으로부터 주의 종을 구원하시리라 함이니이다
17. 당신의 여종이 또 스스로 말하기를 내 주 왕의 말씀이 나의 위로가 되기를 원한다 하였사오니 이는 내 주 왕께서 하나님의 사자 같이 선과 악을 분간하심이니이다 원하건대 왕의 하나님 여호와께서 왕과 같이 계시옵소서
18. 왕이 그 여인에게 대답하여 이르되 바라노니 내가 네게 묻는 것을 내게 숨기지 말라 여인이 이르되 내 주 왕은 말씀하옵소서
19. 왕이 이르되 이 모든 일에 요압이 너와 함께 하였느냐 하니 여인이 대답하여 이르되 내 주 왕의 살아 계심을 두고 맹세하옵나니 내 주 왕의 말씀을 좌로나 우로나 옮길 자가 없으리이다 왕의 종 요압이 내게 명령하였고 그가 이 모든 말을 왕의 여종의 입에 넣어 주었사오니
20. 이는 왕의 종 요압이 이 일의 형편을 바꾸려 하여 이렇게 함이니이다 내 주 왕의 지혜는 하나님의 사자의 지혜와 같아서 땅에 있는 일을 다 아시나이다 하니라
<우리는 필경 죽으리니 땅에 쏟아진 물을 다시 담지 못함 같을 것이오나 하나님은 생명을 빼앗지 아니하시고 방책을 베푸사 내쫓긴 자가 하나님께 버린 자가 되지 아니하게 하시나이다>(14절).
여기 나오는 <쏟아진 물>을 두고 암논의 죽음을 가리킨다는 견해도 있습니다만 그보다는 죽음의 일반적인 특성을 뜻한다고 보는 것이 자연스럽습니다. 왜냐하면 <죽으리니>라는 동사는 미완료형으로 아직 완료되지 아니한 사실, 곧 일반적인 진리를 뜻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이 대목은 첫째, 죽음이란 누구도 피할 수 없는 필연적인 것이고, 둘째, 돌이킬 수 없는 종말적인 것이라는 보편적 진리를 말해 주고 있는 것이라 여겨집니다.
그렇다면 여기서 드고아의 여인이 의도한 바가 더욱 분명히 드러납니다. 즉 압살롬도 인간이므로 반드시 죽을 것이고, 일단 죽으면 다시 돌아오지 못할 것이므로 압살롬이 죽기 전에 그를 용서하라고 다윗 왕에게 권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녀가 <하나님은 … 버린 자가 되지 아니하게 하시나이다>하며 죄인에 대한 하나님의 자비로운 처분을 언급한 것도 같은 맥락의 말씀입니다. 즉 인간은 죽을 수밖에 없는 죄인이나 하나님은 그런 죄인을 기꺼이 용서하시며 사랑하신다는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사람은 자기를 지켜 주리라 믿었던 것이 거꾸로 자신을 위협하는 조건이 되어 버리기도 하고, 남보다 말을 잘하는 것이 화근이 되고, 예쁘게 생긴 것이 도리어 타락의 실마리가 되며, 똑똑한 것이 고난의 문이 되고 권세 많은 것이 오히려 몰락의 뿌리가 되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하나님은 항상 그런 일들을 통해 우리가 정작 믿고 의지할 것이 무엇인지를 새롭게 일깨우십니다. 궁극적인 안전의 축이 전혀 다른 곳에 있다는 사실도 깨우치십니다. 물질적으로 잘살게 된다는 것은 가난해서 늘 속 끓이며 염려가 그치지 않는 생활보다야 응당 바랄만한 일입니다.
하지만 그것이 곧 <최종의 보장책>이 될 수는 없다는 사실을 여기서도 우리가 반드시 주목하고 배워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걸 모르면 물질이 좀 있고, 권력을 좀 가졌다고, 그래서 그것이 모두 자신의 능력으로 성취한 것이라고 착각해서 쉽게 우쭐해지든가 아니면 위기와 곤경 앞에서 졸지에 겪는 자신감의 상실로 그 심령과 육신이 꺾이고 시들어 가는 나약한 인간으로 전락할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 내 주 왕의 지혜는 하나님의 사자의 지혜와 같아서 땅에 있는 일을 다 아시나이다>(20절).
-본문 16절에 나오는 <하나님의 기업>이란 무엇을 말할까요?
-본문 17절에 나오는 <하나님의 사자>(말레아크 엘로힘)란?
-다윗 왕이 드고아의 여인 배후에 요압이 있다(19절)는 사실을 어떻게 알았을까요?
주님, 저희로 하여금 그 무엇보다 하나님의 뜻과 하나님의 처분을 바라며 살게 해주시옵소서. 인간적인 동기로 압살롬의 사면을 바랄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공의와 하나님의 지혜로 판단하고 분별할 수 있도록 은혜 베풀어 주시옵소서. 사람의 아첨이나 미혹 앞에서 이성이 흐려지거나 판단력이 왜곡되지 않도록 늘 성령으로 지키시고 이끌어 주시옵소서.